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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번영했던 나라, 대한민국을 나락 너머로 끌고 간 최악의 사건.

이 사태 이후에 남은 것은 걸어다니는 시체들뿐이다.

인천공항 대한항공기 추락 사태

공항 전광판에서 간간히 떠올랐다 사라지는 뉴스들.

그것도 사람들이 소란스럽게 수다를 떨며 지나가는 상황에선 자연스레 묻혀갔다.

자세히 보았던 사람들 조차 '그랬구나-' 하고 지나갈 만큼 허무맹랑한 사건이기에 그런걸 지도 몰랐다.

 

인천에 위치한 국제 공항은 평소와 다름 없이 분주하고, 조용했으며, 평화로웠다.

 

끼기기기기기긱-!

위협적으로 가까워지는 벽을 긁는 듯 한 소리는 사람들을 부추기기 시작했고, 곧이어 불안감에 떠는 사람들로 난장판이 되어버린 공항 중앙을 항공기 측면에 '대한항공'이라 적혀있는 여객기 하나가 그대로 꿰뚫었다. 가까스로 폭발은 피했지만 땅거미와 여객선의 파편들은 공항을 순식간에 어둠으로 덮어버리는데 한 몫 했고, 사람들은 무엇이 일어날지도 알지 못하고 안절부절하지 못한채로 공항에 남았다.

 

그 후로 수 분 후. 속속히 구급차와 소방차가 도착했고, 뒤늦게 내린 구급 대원들은 자신의 가족을 우려하는 사람들의 걱정을 뒤로하고 현장 안으로 급하게 뛰어들어갔다. 내부에선 무너진 잔해들과 자욱한 먼지가 그들을 반겼고, 랜턴에 비추어진 여객기는 참혹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이곳에 생존자가 있어!"

한 구급대원이 잔해 속으로 빠져나온 손 하나가 꿈틀거리며 생존을 알리는 것을 보고, 급히 지원을 요청했다.

구조에 성공한 생존자는 그대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며, 구급대원은 그 기세를 몰아 남은 사람들을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의 살덩이로 곯은 배를 채우려는 시체들과 죽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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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구급차로 이송 된 환자는 끝없이 고통을 호소하며 빠르게 응급실로 실려갔다.

의사들이 상처를 확인하려 옷을 자르자, 그들에게 보였던 것은 선명한 잇자국과 거멓게 썩어버린 피부였다.

그리고 갑작스레 간헐적으로 움찔거리던 환자가 순식간에 발작을 일으키자 응급실은 얼마 가지 않아 소란스러워졌고,

혼자만의 괴성은 얼마 가지 않아 모두의 비명으로 바뀌었다.

 

공항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도망치기 시작하자 도로는 금세 넘쳐나는 차들로 마비되었다. 사고가 일어나거나 차를 버리고 뛰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기에 길이 막히는건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길이 막히자 뒤에서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은 빠르게 달려오는 시체들이었다.

그렇게 이동이 느려진 사람들은 그대로 먹이가 되었고, 금세 포식자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은 그제서야 무시하고 있었던 뉴스를 보기 시작했고, '인천공항 대한항공기 추락 사태' 는 금세 전국으로 퍼졌다.

인천 국제 공항에서부터 시작한 괴 현상은 빠른 속도로 사람들 사이에 전파되기 시작했고, 사람을 먹는 시체들은 눈 감았다 뜨자 마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몇몇 사람들은 칼이나 야구배트를 들고 저항하였다가, 날카로운 날붙이가 배에 꽂힌채로 달려드는 시체의 모습이 마지막 장면이 되었다.

sns에서 폭발적으로 글이 올라오며 자작극이라는 루머도 돌았지만, 그들이 몇몇 잡아먹히고 나자 그 말은 사그라들었다.

 

 

 

 

 

 

 

 

 

 

 

 

 

...그러나 절망 안에서도 희망은 있다고 하던가, 시체들이 들이닥쳐 피바다가 되어버린 도시 내에서도 악착같이 살아남아 생존에 성공한 사람들이 있었다.

살아남은 수많은 생존자들 가운데서도, 길다고 하면 길고 짧다고 하면 짧을 그 시간동안 안전한 보금자리를 잡은 소수만이 이 도시에 남았다.

 

 

인천공항 대한 항공기 추락 사태 이후 6개월.

너희는 멸망한 세계의 생존자들이다.

“오후 2시경, 캐나다 온타리오 고속도로에 위치하는 W식당에서 ‘식인 사건’이 일어나.....”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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